2026. 8. 2. 21:45ㆍ취미생활/축구

안녕하세요.
오늘은 축구 역사에서 가장 논쟁적이면서도 위대했던 선수, 디에고 마라도나의 이야기를 포스팅하겠습니다.
"한 경기에서 최악의 반칙과 최고의 골을 동시에 만들어낸 선수가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단 4분 사이에 벌어진 두 장면 때문에 마라도나라는 이름은 축구 역사에 영원히 새겨졌습니다. 오늘은 가난한 동네 축구 소년이 어떻게 '축구의 신'과도 같은 존재이자 동시에 가장 논쟁적인 인물이 되었는지, 그의 커리어를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마라도나는 1960년 10월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외곽의 가난한 동네 라누스에서 8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동네 골목에서 축구공을 다루며 실력을 키웠고, 15살이던 1976년 아르헨티노스 주니어스에서 프로 데뷔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볼 컨트롤과 순간적인 방향 전환 능력으로 일찌감치 '천재'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후 그의 커리어는 아르헨티나를 넘어 스페인과 이탈리아, 그리고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기억 속으로 뻗어나가게 됩니다.

신의 손과 세기의 골 — 1986년 멕시코의 4분
1986년 6월 22일, 멕시코 아스테카 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8강전은 축구 역사상 가장 극적인 경기 중 하나로 꼽힙니다. 전반 51분, 마라도나는 골키퍼 피터 실튼과 공중볼 경합을 벌이던 중 손으로 공을 쳐 넣었고, 이 골은 그대로 인정됐습니다.
경기 후 이 골이 반칙 아니냐는 질문에 마라도나는 "조금은 마라도나의 머리로, 조금은 신의 손으로 넣었다"고 답했고, 이때부터 이 골은 '신의 손(Hand of God)' 골로 불리게 됐습니다. 당시는 비디오 판독(VAR)이 없던 시절이라 골은 그대로 인정됐고, 지금까지도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 축구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로부터 불과 4분 뒤, 마라도나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축구 역사를 다시 썼습니다. 이번엔 자신의 진영에서부터 약 60미터를 혼자 드리블하며 잉글랜드 선수 5명을 제친 뒤, 다시 한 번 골키퍼 실튼까지 제치고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이 골은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 투표에서 '세기의 골(Goal of the Century)'로 선정될 만큼 축구사에 길이 남은 장면이 됐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이 경기를 2대1로 이겼고, 이후 서독을 꺾고 통산 두 번째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며 마라도나는 대회 최우수선수(골든볼)까지 거머쥐었습니다.

나폴리의 영웅 — 클럽 무대에서의 마라도나
국가대표에서의 활약 못지않게 마라도나의 클럽 커리어도 드라마틱했습니다. 1982년 FC바르셀로나로 이적하며 당시로서는 거액의 이적료가 오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부상과 각종 구설수로 바르셀로나에서의 2년은 순탄치 않았던 시기로 평가받습니다.
1984년, 마라도나는 이탈리아의 SSC나폴리로 이적합니다. 당시 나폴리는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만년 하위권에 머물던 팀이었는데, 마라도나 영입 이후 팀의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마라도나와 함께한 나폴리는 1987년과 1990년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고, 이는 나폴리 구단 역사상 첫 우승이자 여전히 손꼽히는 전성기로 남아 있습니다. 이탈리아 남부의 항구 도시 나폴리에서 마라도나는 지금까지도 신적인 존재로 추앙받고 있으며, 도시 곳곳에 그를 기리는 벽화와 조형물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나폴리에서의 후반기는 밝지만은 않았습니다. 1991년 약물 복용 문제로 적발되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고, 이는 그의 커리어에 짙은 그림자를 남긴 사건으로 기록됩니다. 이후 세비야, 그리고 고국의 보카 주니어스를 거치며 1997년 현역 생활을 마감했습니다.

빛과 그림자, 그리고 남겨진 유산
마라도나의 삶은 축구 그라운드 위에서의 천재성과 그라운드 밖에서의 굴곡이 극단적으로 공존했던 사례로 자주 언급됩니다. 약물 문제와 사생활 논란 등 숱한 화제를 몰고 다녔지만, 그럴 때마다 팬들은 그의 발끝에서 나오는 플레이 하나로 모든 논란을 잊게 만드는 선수라고 평가하곤 했습니다.
은퇴 이후에도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여러 클럽의 지도자로 축구계에 남아 있었고, 2020년 11월 25일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축구 팬들에게는 여전히 살아있는 전설로 여겨졌습니다.
펠레와 마라도나를 두고 '누가 최고의 선수인가'라는 논쟁은 지금도 축구 팬들 사이에서 끝나지 않는 주제입니다. 두 선수 모두 각자의 시대에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우열을 가리기보다는 서로 다른 매력의 전설로 기억하는 시각도 많습니다.
마라도나가 남긴 것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축구라는 스포츠가 한 개인의 재능으로 얼마나 드라마틱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